인더스 문명은 고대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로 손꼽히지만, 여전히 그 실체에 대해 많은 부분이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하라파와 모헨조다로 유적에서 발견된 계획도시 구조, 하수도 시스템, 인장 문자는 이 문명이 얼마나 고도로 발달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인더스 문자의 해독이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정치체계, 종교, 사회 구조 등에 대한 해석은 추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본 글에서는 인더스 문명의 주요 특징과 그 미스터리한 요소들, 그리고 이를 해석하려는 현대 학계의 시도들을 다룹니다.
계획도시 하라파와 모헨조다로의 구조
인더스 문명은 기원전 2600년경부터 약 500년간 현재의 파키스탄과 인도 서북부 지역에서 번성한 문명으로, 그 중심지로는 하라파와 모헨조다로가 가장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두 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정교하게 계획된 도시 구조입니다. 도시는 격자 형태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주요 도로는 동서남북으로 뻗어 교차하였고, 주거지는 일정한 구획 안에 균일하게 배치되었습니다. 또한 하수도 시스템이 매우 발달해 있었는데, 이는 고대 문명에서는 보기 드물게 각 가정에 배수구와 연결된 하수도가 설치되어 있었고, 오수는 중앙 배출로를 통해 도시 외부로 빠져나갔습니다. 건축물은 대부분 구운 벽돌로 만들어졌으며, 공공 목욕탕, 창고, 심지어는 도시마다 계획된 시민 중심의 공공 공간까지 존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인더스 문명은 단순한 집단이 아닌 고도로 조직화된 사회 구조를 기반으로 한 도시 문명임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동시대의 다른 고대 문명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이었습니다.
해독되지 않은 인더스 문자와 고고학적 의문
인더스 문명을 둘러싼 가장 큰 미스터리는 바로 그들의 문자 체계입니다. 인장이라고 불리는 작은 점토판이나 돌로 만든 유물에는 5~6개의 기호가 짧게 새겨져 있으며, 이는 언어적 의미를 지닌 체계로 추정되지만 아직까지 해독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이 문자 체계는 상형문자처럼 보이기도 하고 음소문자처럼 보이기도 하며, 특정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아 연구에 큰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발견된 인장 수는 4,000개 이상이지만, 반복되는 기호의 빈도나 문법 구조에 대한 결정적 실마리가 부족하여 해독은 정체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문자 해독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 체계가 군주제였는지 귀족 중심 사회였는지, 혹은 신정이 존재했는지에 대한 판단도 확정할 수 없습니다. 종교 또한 단서를 제공하는 요소 중 하나지만, 불상과 유사한 좌상, 동물 숭배를 시사하는 유물들이 혼재되어 있어 이를 특정 종교 체계로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인더스 문명의 언어가 드라비다어 계열이라는 설, 혹은 독립된 언어군이라는 주장 등 다양한 가설이 제기되고 있으나, 확증된 바는 없습니다.
문명의 몰락 원인과 현대적 재해석
인더스 문명은 약 기원전 1900년경부터 급격히 쇠퇴하였고, 기원전 1700년경에는 대부분의 도시가 폐허가 되었습니다. 이 몰락의 원인을 두고 학자들은 여러 가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기후 변화입니다. 나일강과 달리 인더스강은 계절성 강수에 크게 의존했는데, 기후 변화로 인해 강의 흐름이 바뀌거나 건조화가 진행되어 농경 기반이 붕괴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둘째는 아리아인의 침입설로, 인도유럽어족 계열의 유목 민족이 이 지역으로 들어오면서 기존 문명을 흡수하거나 파괴했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 이론은 최근의 고고학적 발굴과 DNA 연구를 통해 재검토되고 있으며, 무력 충돌의 흔적이 도시에서 명확히 나타나지 않아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합니다. 세 번째는 내부 구조의 붕괴입니다. 지나치게 중앙집중화된 도시 체계가 외부의 자연재해나 물류 문제에 취약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무역 중심의 경제 구조가 한계에 도달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원인은 단일한 요소가 아니라 복합적인 요인이 결합하여 문명이 쇠퇴한 것이라는 다층적 해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대 학계에서는 인더스 문명을 단순한 고대 문명 중 하나로 보지 않고, 고도로 조직된 도시 기반 문명의 대표 사례로 재조명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발굴과 AI 기반 해독 시도 등 다양한 접근을 통해 그 수수께끼를 풀어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