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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의 흐름에서 해양이 차지한 결정적 역할을 고찰하다

by HomeCareHacks 2025. 9. 5.

해양은 고대부터 교역과 문명의 확산을 촉진하는 통로였다

해양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을 넘어 문명 간의 교류와 접촉, 충돌을 가능케 한 결정적인 매개체였다. 고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인더스, 황하 문명 등은 모두 강을 중심으로 발달했지만, 이들 문명이 서로 접촉하고 영향을 주고받는 데에는 해양의 역할이 컸다.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그리스와 페니키아의 해양 교역은 동서 문명의 연결을 촉진하였고, 로마 제국은 ‘내해(Mare Nostrum)’라 불리는 지중해를 장악함으로써 제국의 통합과 팽창을 실현할 수 있었다. 동아시아에서는 한반도와 중국, 일본 간의 문화·기술·종교의 전파가 해양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특히 백제와 신라의 문물은 해상로를 통해 일본 열도에 전달되었다. 이런 해양 교류는 단지 상품만이 아니라 언어, 종교, 제도, 기술, 농업지식, 예술양식 등 다양한 차원의 문화 요소를 포함했고, 이는 지역 문명의 다층적 진화를 유도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해양은 바닷길을 따라 흐르는 문명의 혈관이었으며, 그 위를 오간 배들은 과거 세계사를 움직인 주요 동력으로 평가된다.

대항해시대는 해양이 정치경제 질서를 재편한 분기점이었다

15세기 후반부터 본격화된 유럽의 대항해시대는 해양의 전략적 중요성을 전례 없이 부각시켰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항로 개척은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를 연결하며,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세계적 규모의 무역망을 형성하였다. 이는 향신료, 은, 금, 노예, 설탕 등의 상품과 더불어, 종교, 무기, 지배 이념의 세계적 확산을 동반했다. 아메리카 대륙의 정복과 식민화는 바다를 건넌 유럽 세력이 해양 지배력을 바탕으로 육지의 권력을 장악한 대표적 사례이며, 이 과정에서 근대 자본주의의 기초가 마련되었다. 특히 영국은 17~18세기 해군력을 기반으로 해양을 제패하며 세계 제국으로 부상했고,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명칭은 바로 해양 제국주의의 결과물이었다. 해양을 통제한 국가는 무역, 정보, 인력의 흐름을 통제할 수 있었고, 이는 근대 국제질서의 형성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논리는 당시 현실 속에서 구현되었고, 해양 패권은 곧 세계사의 권력 축을 형성하는 주요 변수로 작동하였다.

현대사 속 해양은 분쟁의 무대이자 협력의 가능성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현대에 들어서도 해양의 중요성은 여전히 지속되며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20세기에는 제1·2차 세계대전에서 해군력의 전략적 가치가 극명하게 드러났고, 냉전 시기에는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등을 중심으로 해양 군사력이 정치적 힘의 상징으로 작동했다. 또한 해양은 에너지 자원 확보의 핵심 공간이기도 하다. 원유의 주요 수송로인 말라카 해협, 호르무즈 해협, 수에즈 운하 등은 지정학적 긴장과 갈등의 초점이 되며, 이 지역의 안보는 세계 경제에도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 동시에 해양은 국제법적, 환경적 논의의 장이 되기도 한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은 해양의 경계를 규정하고,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 자원 이용에 대한 규범을 제시하며 해양 분쟁을 조율하려 하지만, 남중국해, 동중국해, 북극해와 같은 지역에서는 여전히 해양 영유권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양은 협력의 공간이 될 수도 있다. 해양 자원 보호, 해양 쓰레기 문제, 기후 변화 대응, 해저 케이블 공동관리 등은 국가 간 협력을 통해 해결이 요구되는 과제이며, 이 과정에서 해양은 분쟁과 연대가 교차하는 역동적 무대가 된다. 해양은 단순히 지리적 공간이 아니라, 인류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역사적 공간이다.